돈에 대해 배울수록 겸손해진다
– 돈을 배운다는 것은, 결국 나를 알아간다는 일이다
1. 처음엔 답이 있다고 생각했다
돈을 공부하기 시작했을 때,
나는 ‘정답’이 있을 줄 알았다.
어떤 주식을 사야 하고, 어느 타이밍에 팔아야 하며,
몇 퍼센트를 매달 저축하고, 어느 상품에 투자해야 하는지.
그렇게만 하면 부자가 될 줄 알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알게 됐다.
돈에는 정답이 없다는 것을.
누군가는 월세를 아끼기보다,
출퇴근 시간을 줄이는 걸 더 중요하게 여겼고,
누군가는 자산 불리기보다,
마음의 여유를 먼저 챙겼다.
부의 기준도, 방법도,
사람마다 다르다는 걸 배웠다.
그때부터였다.
‘이게 최고야’라고 말하는 사람이
왠지 무책임하게 느껴지기 시작한 건.
2. 많이 안다고, 잘 다루는 건 아니었다
책을 읽고, 강의를 듣고, 콘텐츠를 섭렵하면서
나는 어느 순간, '아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재무제표 보는 법,
IR 자료 해석하는 요령,
ETF와 리츠의 장단점…
그런데 내 통장은 왜 그대로일까?
지식은 늘었는데, 자산은 그대로였고
재테크는 공부가 아니라 실행이라는 걸
그때서야 느꼈다.
‘머리로 아는 것’과 ‘몸으로 해내는 것’ 사이에는
수많은 심리적 허들이 있었다.
욕심, 두려움, 게으름, 불안, 비교.
돈은 수학이 아니라, 심리학에 가까웠다.
그리고 그 심리를 통제하는 건
지식이 아니라 습관이었다.
3. 잘난 척하는 순간, 돈은 등을 돌린다
돈을 안다고 착각하던 시절엔
남들의 방식이 바보처럼 보였다.
“아, 저건 손해 보는 방식인데…”
“저건 재무적으로 비효율적이야.”
그런데 이상했다.
그런 방식으로 사는 사람들이
나보다 더 여유롭고, 더 행복해 보일 때가 많았다.
어느 순간, 깨달았다.
돈은 계산기보다 사람이 중요하다.
얼마나 아는지가 아니라,
얼마나 나다운 방식으로 다루는지가 핵심이라는 걸.
내 방식이 누구에게나 옳을 수 없고,
남의 방식이 틀렸다고 단정 지을 수 없다는 걸.
그걸 깨닫는 순간,
나는 비로소 겸손해졌다.
4. ‘얼마나 모았냐’보다 ‘어떻게 살고 있냐’가 중요하다
사람들은 종종 묻는다.
“지금 자산이 얼마예요?”
“몇 퍼센트 수익 났어요?”
그 질문 뒤에는
돈이 ‘성공의 척도’라는 믿음이 숨어 있다.
하지만 점점 그런 질문에
의미를 느끼지 못하게 됐다.
그보다 더 궁금한 건
“당신은 돈을 통해 어떤 삶을 만들고 있나요?”
라는 질문이다.
- 돈이 많지만 불안한 사람
- 적지만 단단한 사람
- 계획 없이 흘려보내는 사람
- 작게 벌어도 잘 써서 풍요로운 사람
이런 삶의 방식 속에서,
진짜 부는 드러난다.
5. 돈은 결국 나 자신을 비추는 거울이다
돈 공부는, 어쩌면
자기 이해의 과정이다.
- 내가 왜 그 소비를 반복하는지,
- 왜 저축이 안 되는지,
- 어떤 상황에서 충동이 생기는지,
- 어떤 가치를 위해 돈을 쓰고 싶은지.
이런 것들을 돌아볼 때마다
나는 조금씩 나를 더 잘 알게 된다.
그리고 그렇게 알게 된 나에게
더 맞는 재테크 방식이 생긴다.
돈을 배운다는 건,
돈에 대해 말할 수 없을 만큼
복잡하고 조심스러운 일이라는 걸 아는 것.
그래서 조용히, 꾸준히, 겸손하게
배워가는 것.
그게 진짜 돈 공부라는 걸,
이제는 안다.